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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아이 찾기

지난 주에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앉아 있는데

내가 살고 있는 동 입구에서 3살로 추정되는 어린아이가

울면서 뛰어 나오더군요.

 

'엄마'를 외치면서...

깜짝놀라서 애를 쳐다 보았는데 마침 그때 저와 그아이의 눈이 마주쳤고

저를 보자마자 저쪽으로 뛰어오더니 저 앞에 서서는 계속

엄마가 안보인다고 하면서 울더군요.

 

발을 보니 맨발이어서 일단 제가 보듬았습니다.

엄마가 없는 걸 알고는 그냥 튀어 나온 거 같더군요.

 

애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말을 계속 걸었더니

다행히 울음을 멈추었습니다.

같이 엄마를 찾아보자고 애한테 얘기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줌마로 보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군요.

막막하던 차에 경비실이 떠올라서 애를 안고 경비실로 갔습니다.

경비 아저씨는 본인들도 아파트에 사는 애들을 다 알 수 없으며

방송을 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라고 하더군요.

방송이 나가면 전부 알게되니 당사자들은 싫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서로 고민하던 차에 다른 경비원 아저씨에게 전화를 하시더니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물어보시고는 전하는 끊으시더군요.

답답해서 경비실 문을 열고 나와 서있는데

멀리서 아주머니와 어린 여자애가 매우 빠른 속도로 경비실을 향해 뛰어오더군요.

한눈에 봐도 애를 찾아온 부모 같았습니다.

다른 경비아저씨께서 방송을 한 거 같더군요.

애를 찾으러 오셨냐고 하니 맞다고 하시길래 자초지종을 얘기드렸고

고맙다고 얘기하시고는 아이를 데리고 가시더군요.

 

다시 놀이터로 가서 앉을려고 하는데

한 애가 오더니 저보고 어떤 애가 사라졌다고 하면서 나보고 봤냐고 하더군요.

 

순간적으로 놀랬습니다. 속으로는 이래서 방송을 하는 것이 쉽지 않구나 싶더군요.

 

5일이 지난 후 그 아주머니께서 저희 집으로 롤케익과 과자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제가 누군지 찾느라 시간이 걸렸나 보네요.

앞으로는 아파트 사는 애들 얼굴을 기억해 놓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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